▶ 회사의 역사
STX엔진은 쌍용중공업에서 나온 회사로 2004년 한국의 조선 산업이 대호황기를 맞이하면서 최대 수혜자가 되어 급성장하게 되었다. 또한, STX의 회장인 강덕수 회장은 월급쟁이에서 총수로 올라선 신화를 쓴 인물이기도 하다.
위의 주가 차트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STX엔진은 2004년부터 시작된 조선업의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는데 이후 중국의 등장과 조선업의 캐즘에 들어서면서 다시 급하락을 맞이하게 된다.
한편, 강덕수 회장이 STX엔진을 빠르게 성장하게 된 이유에는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도 있었는데, 조선업이 불황에 접어들면서 자본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래의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 빅4에 속하는 조선사와 비교해봐도 하락세가 컸다. 물론 빅4 조선사도 조선업의 사이클, 중국의 등장 등으로 인한 하락은 피하지 못했지만.
어쨋든, 당시 STX엔진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 위기로 일어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면서 직원들의 월급도 제대로 못주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더불어 순환출자고리로 인해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지며 STX건설과 STX팬오션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때,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알수도 있는 STX 게임단도 해체되었다.
이 문제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우선 STX엔진은 선박에 들어가는 엔진을 만드는 회사이다. 그런데 강덕수 회장이 대동조선과 범양상선을 인수했는데 이 회사들은 선박을 만드는 회사이다.
즉, 유통과정이 연결되어 있는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엔진과 선박을 모두 판매하는 수직계열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건설업에서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기대하게 된다.
추가적인 예시를 붙이자면, 커피를 만들어서 파는 바리스타가 커피를 직접 재배까지 하는 걸로도 비유할 수 있는데 만약 커피를 사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다 망하게 되는 거랑 비슷하다. 호황기 때는 문제가 없을 뿐더러 더 큰 이윤을 만들 수 있지만 그 만큼 위험도 있다.
STX가 급속도로 성장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선박 발주가 많아지면서 STX조선이 대규모로 수주를 따내고, 이에 따라 STX엔진 생산량도 급증했다. 그러나, 경제에는 사이클이 있듯 대침체기에 가까워지는 시간이 오고 있었고 이를 간과하고 강덕수 회장은 지속적으로 조선소를 건설하면서 투자를 이어나갔고 결국 망하게 되었다.
이러한 흥망성쇠를 겪으면서 이후에 2018년 유암코가 전환사채, 무담보사채 등을 발행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추고 지분을 확보하면서 주인을 잃은 회사가 되었고 아직까지도 유암코가 70% 이상의 대주주로 있다.
▶ 유암코의 EXIT
유암코는 우리나라의 부실채권(NPL),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로 국내 시중은행, 국책은행(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주요주주로 있는 회사이다. 2018년 6월 24일 유암코는 사모펀드(PEF)를 설립하고 인수대금 약 1800억원, 영구전환사채(CB) 약 1000억원으로 STX를 인수하게 된다.
이후, 조선업이 호황을 다시 맞이하면서 2025년 3월 26일 유암코는 당시 주가 23,000~24,000원까지 올랐던 상황에서 약 17,000,000주를 한 번에 상장시킨다. 단숨에 상장주식은 약 2천만주에서 4천만주가 되고 주가는 급락을 맞이한다.
그리고 올해만 총 3,500,000주를 매각하면서 지분율이 인수당시 90%에세 70%까지 줄어들었다. 갑자기 지분을 매도하는 유암코를 통해 새로운 주인이 온다는 STX엔진 매각설이 돌고 있는데, 한화엔진이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첫 번째로, 유암코의 장내매도이다. 위에서도 알 수 있듯 약 20%의 지분을 블록딜 형태 또는 장내에 팔고 있다. 국내 조선업과 방산업의 상승세 속에서 매도를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엑시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된다.
더군다나, 천천히 CB(전환사채)를 상장해도 되는데 한꺼번에 막대한 물량을 상장시켜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은 설득력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STX엔진의 주요 매출처 중 한화는 약 26% 이상을 차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부문과 한화오션의 선박, 특수선 부분에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한편 한화엔진은 저속엔진을 제조하는 업체인데 반해 STX엔진은 중속 엔진을 제조한다. 이에 한화엔진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직계열화를 하기 위해 STX엔진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
주식 양수도(주식 지분)를 통한 인수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30%이상의 지분이 요구되는데, 여기서 가격이 문제다. STX엔진은 한때 시가총액이 1조을 넘어가기도 했었는데 이러한 비용을 한화엔진에서 감당하기 힘든 것으로 평가된다.
인수가격과 더불어 인수과정에서 생기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STX엔진의 주가가 조금 더 내려와야 될 것으로 판단되고 유암코에서 이를 위해 일부 물량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면서 주가에 하방압력을 의도적으로 가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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