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편] #5. 바닥에 도면 그리기, 먹매김
▍아파트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빌라사보아는 르꼬르뷔지에의 건축 철학이 담긴, 모더니즘 건축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버림콘크리트를 타설한 후에 이제 기초라고 하는 구조물의 가장 밑 부분을 만들기 시작한다. 다만, 그 전에 아파트의 기초 위치, 철근을 넣는 위치 등을 표시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도면에 있는 기준선들을 버림콘크리트 바닥으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먹매김이라고 한다.
○ 먹매김
먹매김은 먹을 이용해서 도면에 있는 기준선들을 바닥에 그리는 작업이다. 어떻게 보면, 콘크리트(버림콘크리트)라는 거대한 도화지에 자로 선을 그리는 것과 똑같다. 기둥, 벽, 보 등 구조물의 위치를 정하는 작업인 만큼, 먹매김을 하는 사람은 골조업체 내에서도 많은 경험과 지식이 있는 팀장이 담당한다.
위치를 확인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현장 주위 국가 기관에서 토지측량을 한 곳 또는 토지 조사를 하면서 설정한 좌표들이 있는데 이것을 초기 기준으로 따오면서 현장 근처에 기준점들을 마련하다. 이후에 이 기준점으로부터 각 아파트 동별 위치, 주차장의 위치 등을 표시한다.
1mm의 오차가 나중에는 몇 cm로 변하기도 하고, 위치가 다르면 아파트의 형태, 구조체의 두께 등이 바뀌기 때문에 건설공사에서 중요한 작업 중에 하나이다.
우선은 먹매김 담당자가 사전에 컴퓨터 도면을 통해서 정확한 좌표를 각 동별, 각 구역별로 찾고, 이후에 여러 현장 주위의 기준선들을 연결하면서 그 교차점을 기준점으로 잡는다. 그래서 이후에는 그 기준점을 토대로 아파트가 지하층에서부터 지상층 그리고 옥탑층까지 올라간다.
먹매김을 할 때는 GPS 좌표계도 활용되지만, GPS도 오차가 있어서 그런지 트랜싯이라는 계측기기를 통해서 작업이 이루어진다.
기준점을 잡은 이후 그 윗층을 타설할 때 작은 구멍을 만들어서, 레이저로 윗층에도 같은 위치에 기준점을 표시한다.
이후에 이 먹선을 따라 철근이 배근되고 거푸집이 설치된다. 그 거푸집 속으로 콘크리트가 타설되면 벽과 기둥이 만들어진다. 또한 먹매김을 하면, 잘못 위치한 철근, 벽의 두께, 철근의 피복두께, 기초의 경우 파일의 항심 위치 등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가령, 파일공사에서 항심위치를 표시하고 파일을 박아 넣었는데 먹매김 선과의 거리가 다르다면 둘 중 하나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 버림콘크리트를 타설한 후에도 물이 고이는 경우에는 실을 바닥으로부터 띄워서 먹을 대신해서 표시한다.
이렇게 먹매김을 끝내고, 부정확한 철근, 벽체, 파일의 위치들을 재조정하거나 보강을 통해 조율한다. 먹매김은 콘크리트를 타설할때마다 후행되는 작업이며, 아파트 동에서도 한층 한층 올라갈 때마다 매번 먹으로 선을 표시해야한다. 그 만큼 섬세함과 정밀함이 필요한 작업이다.
때때로, 먹을 잘못 그려서 기둥의 위치나 벽체의 위치가 다른 곳에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굳은 콘크리트를 다시 깨부수거나 구조를 변경해야하는 대참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먹매김 작업이 끝나면, 이제 그 위치에 맞게 기초철근을 설치한다.